타고나길 약한 위장으로 태어나서 매운 음식은 극혐하던 나, 며칠만에 한국 음식을 받고 정말 미친듯이 하루 3끼 매운 음식만 먹었다. 어제는 밤에 자려다 일어나서 떡볶이를 먹고, 오늘은 밀떡볶이를 한솥 가득 먹고, 저녁으로는 불닭볶음면에 마요네즈를 뿌려 김치와 먹었다. 그러나 며칠 전에 김치를 가져다 준 성필오빠는 고새 한포기를 다 먹었더랬다. 사실 처음 며칠간은 위장이 얼얼하고 싸했는데, 적응이 된 것인지 혹은 내가 매운 음식을 먹는 요령(?)이 생긴 것인지 오늘은 괜찮다. 땀이 그렇게 찔찔(?) 나지도 않고, 먹고 나니 정신이 개운하니 제대로 한국인이 된 기분에 뿌듯하기까지 하다.

 

음식이란 게 이렇게까지 중요한걸까? 먹는 순간 맵긴 해도 요새 스트레스는 덜하고, 성격도 온순(?)해진 것이 느껴진다.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상황,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과도 유연하게 -적어도 이전보다는-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사람들도 주변에 많고. 날씨 탓인가. 

 

오늘은 대표님이랑 이사님에 대해 타로카드를 봤다. 대표님은 썩 보고 싶지 않아했던 상황이라 딱해 봐주고 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왕 카드 뽑은거 제대로 봐주었고 어찌어찌 상황은 넘어간 것 같다. 어쨌거나 나는 별로 한 게 없지만, 오늘을 계기로 회사 구성원들에 대한 어떤 믿음이 생겼고 그냥 인간적으로 좀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앞으로 좀 더 편하게, 그냥 정말 파트너로써 일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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